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 법원에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에서 이겼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법적 배상 책임이 인정된 건 처음인데요,
재판부는 일본 정부가 방패로 삼아온 이른바 '주권 면제론'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나혜인 기자!
우리 법원이 할머니들 손을 들어줬군요?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늘 오전 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할머니들에게 각각 1억 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법원이 위안부 문제에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건 처음입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국가의 주권 행위는 다른 나라에서 재판받을 책임이 면제된다는 국제 관습법, '주권 면제론'을 들어 이번 재판을 무시해왔는데요.
재판부는 위안부 강제 동원이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반인도적 범죄행위인 만큼, 우리 법원에 재판권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으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지만, 일본이 사과나 배상을 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위자료는 적어도 1억 원은 넘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소송이 시작된 게 지난 2016년인데, 할머니들은 오늘 나오지 않으셨죠?
[기자]
오늘 선고는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민사 조정을 신청한 지 8년 만이자 정식 재판으로 바뀐 뒤론 5년 만입니다.
지금까지 원고 12명 가운데 일곱 분이 돌아가셨고, 살아계신 할머니들도 코로나19 상황과 추운 날씨 탓에 오늘 법원에 나오진 않았습니다.
할머니 측 소송대리인이 판결 직후 소회를 밝혔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강원 / 위안부 할머니 측 소송대리인 : 정말 감개가 무량합니다. 오늘 우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그동안 당했던 것에 대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도 위안부 문제의 새 지평을 연 역사적인 일이라고 환영하며 일본 정부가 판결에 따라 곧바로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전해드렸습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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