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영리병원 개설 허가취소 소송 선고
[앵커]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잠시 뒤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옵니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1심 재판 상황, 보도국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정지훈 기자.
[기자]
잠시 뒤 법원이 국내 1호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병원 개원 관련 소송건에 대해 선고할 예정입니다.
제기된 소송은 '치료대상을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제한한 허가조건을 취소해달라는 것(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과 '녹지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를 취소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 처분 취소 소송)' 등 2건입니다.
앞서 중국 녹지그룹의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주식회사는 제주도에 영리병원 설립을 위해 외국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2년 전인 2018년 12월 5일 조건부 개설 허가를 내줬는데요.
조건은 녹지병원이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 진료토록 하는 것입니다.
영리병원은 투자받은 자본으로 의료사업을 하고 발생한 수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형태인데요.
이같은 영리병원의 등장으로 공공의료체계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는 국내 정서를 고려한 조치였습니다.
이에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은 진료대상에 내국인을 제외한 허가 조건이 의료법을 어긴 것이라며 지난해 2월, 개설허가조건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녹지병원이 허가 조건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뒤 병원 개원을 미루자 제주도는 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의료법이 정한 개원 시한을 어겼다는 이윱니다.
녹지병원 측은 이번에는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병원 개원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고 허가 취소 대신 업무정지 등 다른 제재를 할 수 있었다"며 허가 취소 처분 자체가 도지사의 재량권을 남용이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2년 가까이 법정공방을 벌여왔는데 오늘 재판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조건부 허가상 문제가 된 부분이 내국인 진료를 할 수 없도록 했다는 부분인데요.
의료법은 국내 모든 의료기관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어떤 환자든 진료를 거부할 수 없도록 의료법이 규정하고 있는데요.
녹지병원 측은 이런 점을 근거로 해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리병원도 내국인을 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조건부 허가가 잘못됐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녹지병원 개설허가는 일반적인 국내 의료기관 허가와 달리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재량행위라는 주장입니다.
제주특별법과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상) 도지사가 의료기관 개설에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는 만큼 조건부 허가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제 법원 판결 결과만 남았는데요.
어떤 법원 판단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은 만약 녹지 병원 측이 승소할 경우, 국내 의료민영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외국인 투자 영리병원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고 이는 공공의료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입니다.
반대로 법원이 조건부 허가에 문제가 없었다며 제주도의 손을 들어 줄 경우 투자자와 국가간 소송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까지 녹지병원 사업을 위해 8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소송에서 질 경우 사업 무산 위기에 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은 재판 과정에서 "제주도의 허가 취소는 한중 자유무역협정, FTA의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펼친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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