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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갇혀 공황장애 사망…"업무상 재해"

2020-09-13 1

엘리베이터 갇혀 공황장애 사망…"업무상 재해"

[앵커]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근길에 엘리베이터 사고를 겪어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결국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직장인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윤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6년 10월, 게임회사에 다니던 A씨는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가던 중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에 갇혔습니다.

119에 신고가 들어간 지 35분 만에 구조된 A씨는 응급실로 이송됐고, 이후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을 타지 못하고 근무 중 실신하는 등 상태가 나빠진 A씨는 이듬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씨의 가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신청했지만 공단은 "개인적인 이유로 공황장애가 악화된 것"이라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가족들은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엘리베이터 사고와 A씨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가족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업무상 재해'를 판단할 때는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의학적, 자연과학적인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규범적인 인과인 상당 인과관계를 판단하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한 겁니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엘리베이터 사고가 있기 전 출퇴근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점, 사고 후 실신이 발생하고 공황장애 치료를 받아야 했던 점을 지적하며 "엘리베이터 사고로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법원은 "사무실에서 퇴근하기 위해 건물 엘리베이터를 탄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산재보호법 상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을 이용하던 중 시설물 결함과 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연합뉴스TV 윤솔입니다. (solem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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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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