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수상한 'VIP' 일괄 삭제...'이재용-박근혜 독대' 연관? / YTN

2019-05-02 13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자회사 간부들의 증거 인멸에 동원된 검색 키워드 가운데 대통령을 의미하는 'VIP'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가 이뤄지던 시기, 청탁 등과 관련된 자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찰은 지난달 29일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에피스 임직원 2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직원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JY,'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뜻하는 '미전실', 삼성물산과의 '합병' 같은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모두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단어들입니다.

그런데 삭제된 자료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은 삼성 측이 'VIP'라는 단어도 별도로 검색해 관련 자료를 모두 지운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VIP'는 통상 대통령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인데, 검찰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 이건희 회장은 A, 또는 회장님으로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삼성 측이 증거인멸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 관련 자료를 검색할 때는 'JY' 또는 '부회장'이라는 단어가 사용됐습니다.

때문에 검찰은 삼성이 'VIP'라는 검색어로 과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현안 등을 정리한 자료를 지우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 특검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수차례 독대한 사실이 확인됐고, 청탁이 오간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TF 임원이 삼성바이오 자회사 사무실까지 찾아와 증거 인멸 과정을 지휘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 그룹 전체에 걸쳐 비슷한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계열사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작업 관련 청탁을 했는지 여부는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국정농단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입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독대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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