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유로 한 차례 재판을 미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해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법정에 오래 앉아있기는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재판은 오후 4시쯤 마무리됐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일주일 만에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건강 문제로 출석을 거부하기도 했던 이 전 대통령은 첫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가며 차명재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도곡동 땅' 논란이 나온 뒤에야 인근에 현대 소유 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양심상 그 땅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이영배 금강 대표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 재산관리인을 통해 도곡동 땅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미 자신의 소유이라는 가정하에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고 비판했습니다.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교도소에 들어오니 건강 상태를 감출 수 없게 됐다면서도, 특별대우 논란이 제기될까 두려워 치료도 받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달 동안 잠을 자지 못하고 밥을 안 먹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강 훈 / 이명박 前 대통령 측 변호인 : 사흘에 한 번씩 재판인데, 나와서 한 끼도 못 먹고 한잠도 못 자는 일이 반복되면 더 못 견디실 것 같다고….]
결국, 이 전 대통령이 더는 법정에 앉아있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재판은 6시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원칙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오는 7일로 예정된 다음 공판에도 나올 예정입니다.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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