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 교육기관에 마르크스와 레닌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북한은 3대 세습과 우상화 과정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비판적으로 봐왔는데요.
이런 북한의 변화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대체할 새로운 통치이념인 '김정은 사상'을 만들기 위한 거라는 분석입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완공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북한의 당 간부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최고 교육기관입니다.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시대를 대표하는 우리 당의 정치학원으로 거연히 일떠선 중앙간부학교가 진짜배기 핵심골간들, 김일성·김정일주의 정수분자들을 키워내는….]
그런데 새로 지은 건물 양편에 사회주의 이론의 근간을 만든 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은 1980년 노동당 규약 개정과 1992년 헌법 개정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도사상에서 삭제하고,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통치이념으로 삼았습니다.
지난 2012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첫해에는 김일성 광장 노동당사 외벽에 있던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철거했습니다.
그런데 두 인물의 얼굴이 당 핵심 간부를 교육하는 기관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김인애 / 통일부 부대변인 : 북한은 김일성 집권 초기에 마르크스·레닌 사상을 지도적 이념으로 삼았다가 점차 그 비중을 낮추고 주체사상을 부각해 왔지만 2021년 8차 당 규약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원칙을 견지한다고 밝히는 등 현재까지 이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새로운 통치이념으로 '김정은 사상'을 내세우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분석입니다.
할아버지 김일성과 달리 민족과 통일을 부정한 김정은이 자신만의 사상 체계를 만들며 뿌리를 과거 사회주의에서 찾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반적으로 사회주의에서는 민족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세계시민을 강조하지. // 민족 개념을 폐기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사회주의에서부터 출발하는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만들 필요가 있는 거죠. //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는 피, 혈통에 기반한 민족이 중요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주체사상을 학습한 북한 주민이 김... (중략)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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