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착수 넉 달여 만에 첫 강제 수사에 나섰습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게 압박을 넣은 것으로 지목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들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폭우 실종자 수색 작업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경찰에 넘기려 했지만,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박 전 단장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넉 달여 만에 첫 강제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틀에 걸쳐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겁니다.
유 관리관과 박 전 보좌관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경찰에 넘긴 사건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박 전 단장을 압박한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유 관리관은 당시 박 전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인계서에 죄명과 혐의자, 혐의 내용을 모두 빼고 일반 서류를 넘기면 안 되겠느냐고 압력을 가한 의혹을 받습니다.
박진희 전 보좌관은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기 전날, 확실한 혐의자만 수사를 의뢰하고 지휘 책임 관련자는 징계로 끝내는 걸 검토해 달라는 문자를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박 전 단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같은 달에는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를 이어왔습니다.
[김정민 / 박정훈 전 수사단장 대리인(지난해 9월 공수처 조사 당시) : 이 사건의 진실, 본질, 여기에 맞게 수사가 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공수처는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유 관리관 등 관련자들을 소환조사 할 방침인데, 이 전 장관 등 '윗선'으로도 수사가 뻗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영상편집 : 이주연
그래픽 : 김진호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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