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탄핵 반발 시위…마추픽추 관광객 5천명 발묶여
[앵커]
남미 국가 페루에서는 대통령 탄핵 이후 반발 시위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혼란 속에서 세계적인 유적지 마추픽추를 방문한 애꿎은 관광객들도 발이 묶였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15세기 잉카 제국 당시 고산 지대에 건설된 유적지 마추픽추로 향하는 관문 도시 쿠스코입니다.
관광객이 아닌 시위대가 가득 메운 거리에 구호와 경적이 울려퍼집니다.
"나흘째 발이 묶여 있어요. 불확실성 때문에 여기 있는 건 복잡하네요. 기차가 운행될지, 공항이 열릴지, 칠레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당국은 관광객 약 5천명이 쿠스코에서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쿠스코 공항은 물론, 쿠스코와 마추픽추를 연결하는 열차 운행도 중단되면서 일부 관광객은 마추픽추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반발 시위가 격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년 동안 계속된 극심한 정치 혼란 속에서 취임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각종 부정부패 혐의로 취임 1년 사이에 두 차례 탄핵 위기를 넘겼습니다.
세번째 탄핵 추진에 의회 해산으로 맞섰다가 부통령과 내각까지 등을 돌렸고, 지난 7일 결국 탄핵안이 가결됐습니다.
검찰에 체포된 카스티요는 법원에서 일주일 구금 명령을 받았지만, 이후 망명을 요청하는 등 도주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구금 기간은 18개월까지 연장됐습니다.
"완전히 불공평합니다. 페루인들이 들고일어나 국민의 투표를 지켜내길 바랍니다. 우리가, 페루 사람들이 그를 뽑았습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시위는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10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조기 대선을 치르는 방안이 담긴 헌법 개정안도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정국 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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