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정부 시위 확산…"5천명 이상 체포"
[앵커]
야권 지도자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러시아에서 2주째 벌어졌습니다.
지난주보다 규모가 커져 경찰에 체포된 사람만 5천 명을 넘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혹한과 경찰의 체포 위협을 뚫고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들은 집회의 자유를 규정한 러시아 헌법 31조를 외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퇴도 요구했습니다.
시위대 한 명이 손에 든 물건은 푸틴의 비밀궁전에 비치된 화장실 청소도구 하나 가격이 우리돈 70만 원에 달한다는 폭로를 풍자하기 위한 겁니다.
"저는 러시아에서 언론의 자유와 현재 자행되는 무법에 맞서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러시아 약 100개 도시에서 구금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도 모스크바 시위에 참가한 뒤 연행됐다가 풀려났습니다.
전체 시위 참여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보다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주말 약 4천 명보다 많은 5천여 명이 경찰에 체포된 점을 봐도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커지는 반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경찰의 진압은 무자비해졌습니다.
곳곳에서 경찰이 곤봉과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목격됐고, 일부 시위 참여자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의 시각과 청각을 제압하는 데 쓰이는 섬광탄이 사용됐다는 보도도 잇따랐지만 경찰은 부인했습니다.
미국에서 대규모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시킨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경찰의 과잉진압도 목격됐습니다.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숨을 쉴 수 없어요."
나발니의 집행유예 의무 위반 혐의 관련 재판이 열리는 현지시간 2일에도 대규모 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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