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말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한 달 만에 10% 가깝게 급증했습니다.
그동안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고,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합니다.
이동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 단지.
전용면적 84㎡ 전세가 6억 원대까지 크게 오르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가 오른 부분을 월세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인중개사 (서울 당산동) : '저희 이사 가고 뭐 복잡하니까 요만큼 월세를 드릴게요' 그런 경우 많죠. 주인 입장에서도 월세가 낫거든요. 보증금 많이 받으면 뭐해요. 써버리면 나중에 돌려줄 때 피곤하니까….]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에도 월세 문의가 끊이지 않습니다.
[민복기 / 공인중개사 (서울 화곡동) : 월세 물건은 많지는 않지만 찾는 손님은 많이 있습니다. 향후 (대출) 이자가 많이 발생할 것을 걱정하는 그런 젊은 친구들이 월세로 갈아타는 추세로 보입니다.]
실제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가 59.5%를 차지해 전세 40.5%를 크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세 비중은 4월에 50.4%를 기록해 처음으로 전세를 넘어섰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비중이 무려 10%포인트 가깝게 급증한 것입니다.
월세 비중이 늘어난 것은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 3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임대차 3법 시행 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세입자가 늘면서 매물이 줄었고,
집주인은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려받으려고 해 전셋값이 급등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세입자가 월세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규정 /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 전세대출 이자 역시 크게 오르면서 4% 정도의 (월세)전환율로 차라리 월세를 내는 게 낫다는 세입자가 늘어나는 상황이고 집주인들도 세금 마련을 위해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6월 전·월세 신고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그동안 잘 포착되지 않았던 오피스텔과 원룸 등의 월세 계약 신고가 늘어난 것도 월세 비중이 확대된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이동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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