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행 잠그고 중국엔 더 열고…러, 노골적 에너지 무기화
[앵커]
천연가스는 식량과 함께 러시아가 서방을 압박하는 카드로 꼽히는데요. 러시아가 자신들의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전략을 점점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을 잠그는 대신 중국에 보내는 물량은 오히려 확대하겠다고 나선 건데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최근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폴란드와 네덜란드, 불가리아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한데 이은 후속 조치입니다.
프랑스는 독일을 거쳐오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아예 끊겼고, 이탈리아는 요구한 양의 절반만 공급받게 돼 겨울이 걱정입니다.
경제대국 독일은 수급이 기존 대비 60% 가까이 줄어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가스프롬 측은 자국에 대한 제재 때문에 수리 맡긴 터빈의 반입이 지연됐다며 이를 서방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부품을 핑계로 불안을 조장하고, 가스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술책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원인이나 타당한 이유를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유럽과 독일의 가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함께 지켜봐야겠습니다.
유럽은 이스라엘, 이집트 등에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유럽은 천연가스 40%를 러시아에서 들여올 만큼 의존도가 높은지라 가스 공급 중단은 강력한 대유럽 견제 카드로 꼽혀왔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밀월관계에 있는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길은 오히려 활짝 열었습니다.
지난 17일 극동 가스 공급 프로젝트 관련 기술협정을 맺었는데, 기존 가스관을 통해 진행해온 에너지 교역량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기와 겹치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대중국 가스 수출을 작년 동기 대비 67% 이상 늘린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중국과의 가스 거래 확대로 서방의 대러 에너지 제재를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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