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된 부차 '참혹'…곳곳 민간인 학살 집단 매장지
[앵커]
지난 4월 러시아군이 물러나가면서 개전 후 처음으로 민간인 집단학살 의혹이 제기된 곳이 우크라이나 북서쪽 소도시 부차인데요.
러시아군의 재공습 불안감 속에 상흔이 고스란이 남아있는 부차를 현혜란 연합뉴스 특파원이 찾았습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20여km 떨어진 작은 도시 부차.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키이우 포위 작전을 막아낸 북서쪽 최전선이다 보니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포격을 당한 대형 쇼핑센터는 남아 있는게 없을 정도로 파괴됐고, 도로에도 포탄 자국이 선명합니다.
부차는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집단 학살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됐던 곳입니다.
지난 4월 초 미국의 한 위성업체는 길이가 14m에 달했던 성당의 집단 매장지 사진을 찍어 공개했고, 전 세계가 경악했습니다.
부차 중심부에 자리한 성당 뒷마당에는 116명의 원혼이 묻혀있습니다.
부차시 당국은 DNA 검사로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으나 여전히 20여 구의 시신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부차 시내에 학살 당한 민간인 집단 매장지는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한달 동안 부차에는 피란하지 못했던 3천여명이 남아 있었는데 그중 45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차시 관계자는 사망자 중 93%가 마치 '처형'을 당하는 것처럼 사살됐다"고 전했습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러시아군의 방해로 길바닥에 내버려둬야 했던 시신들을 러시아군이 퇴각하고 나서야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부차시는 전쟁이 끝나는 대로 시신을 매장했던 곳에 추모관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연합뉴스 현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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