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잔인한 학대 끝에 정인이가 짧은 생을 마감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정인이를 추모하기 위해 묘역을 찾은 시민들은 학대로 숨지는 아이가 더는 없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바뀐 게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6개월 짧은 삶을 마치고 정인이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
경기도 양평 묘소에는 흰 국화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정인이가 살았다면 또래였을 아이도 친구를 찾아왔습니다.
[5살 아이 : 정인아, 사랑해!]
한때 값싼 액자 하나만 놓여 있던 초라한 묘역.
이젠 정인이가 좋아했던 장난감과 동화책, 그리고 하늘에서는 건강하게 뛰어다니라고 놓아둔 새 신발도 함께 놓였습니다.
[정인이 추모객 : 아팠을 때 신발도 못 신었는데 신발도 있네, 정인아.]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온몸에 골절상과 멍이 든 채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뒤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양부모는 입양 한 달째부터 학대를 일삼았고 아이가 숨진 당일엔 발로 배를 밟아 장기까지 파열되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인이 양모 장 씨(지난해 11월) : (왜 학대하셨습니까? 아이 사망 당일 들린 쿵쿵 소리는 뭔가요? 아이에게 하실 말씀은 없나요?) ….]
1년이 지났지만 작은 몸으로 견뎠을 모진 학대와 폭행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이가 가엾기 그지없습니다.
[전성희 / 경기 시흥시 은행동 : 이입되죠. 우리 아이가 정인이랑 같은 나이이다 보니까 우리 아이를 보면서 정인이 생각이 많이 나고….]
1주기를 맞아 정인이 양부모의 재판이 진행되는 법원 앞에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정인이를 숨지게 한 양모는 1심에서 무기징역, 학대를 방조한 양부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불복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이은경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 양부는 턱없이 부족한 형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씻기고 돌본 게 양부인데 아무것도 몰랐다는 건 믿을 수 없고….]
어린이집 선생, 이웃, 소아과 의사가 여러 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했지만, 막지 못했던 16개월 입양아의 죽음.
작은 아이 한 명을 그 누구도 지키지 못했다는 우리 사회의 죄책감으로 남았습니다.
[한소리 / 서울 사당동 : 정인이가 살았다는 걸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정인이처럼 가슴 아픈 아이가 또 나오지 않... (중략)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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