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가상화폐 구매대행사'를 차려놓고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마약 10억 원어치를 거래한 마약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마약을 산 사람이 150명에 이르는데 대부분 20~30대였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주택가.
운동복 차림을 한 남성이 슬그머니 가스 배전함에 무언가를 집어넣습니다.
그리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떠납니다.
이 남성을 붙잡은 경찰이 숨긴 물건을 꺼내보니 은박지 포장 속에 겹겹이 쌓인 봉지들이 나옵니다.
전부 마약입니다.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두면 구매자가 가져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 마약 거래였던 겁니다.
지난해 6월부터 아홉 달 동안 필로폰 등 10억 원어치 마약을 판 일당 17명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소완선 /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장 : '이건 네가 팔아' 기타 등등 이런(지시하는) 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에 조직, 일당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들은 우선 보안이 높은 메신저인 텔레그램이나 특수 브라우저를 써야 하는 '다크웹'을 통해 구매자들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가상자산 구매대행사'라는 이름으로 차려놓은 온라인 업체의 계좌로 마약 구매 대금을 받았습니다.
이 돈을 가상화폐로 바꾼 뒤 수차례 가상화폐 지갑을 거치는 방식으로 자금 세탁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완선 /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장 : 가상자산의 흐름도를 끊기 위해서 여러 다른 가상자산과 뒤섞는 것을….]
마약을 구매한 사람은 150명에 달하는데 대부분 20∼30대였습니다.
자금 세탁으로 수사망을 피하던 일당은 마약 공급책 한 명이 마약을 해외에서 몰래 들여오다 적발되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판매 총 책임자를 포함해 9명은 구속하고, 구매자 등 모두 166명은 마약류관리법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와 함께 5억 8천만 원어치에 달하는 마약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5천7백여만 원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마약을 사고 판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가상자산 구매대행사의 구매 장부를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leej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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