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에 쓰러진 마트 배송기사…"법적 사각지대"
[앵커]
대형마트에서 배송하던 노동자가 출근 준비 중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반 택배기사와 같은 일을 하지만 법적 사각지대에 있어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2년째 홈플러스에서 상품 배송 업무를 해오던 최은호 씨.
지난 11일, 출근 준비를 하던 중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최씨는 그날 오전 뇌사 판정을 받았고, 2주 뒤 생을 마감했습니다.
유족은 평소 건강하던 최씨가 최근 피로를 호소해왔다고 말합니다.
"2년 동안 힘들다는 말을 안 했던 사람이에요. 내가 힘들어할까 봐 그런 말도 안 했던 사람인데 한 달 사이로 되게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유가족은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최씨가 홈플러스 직원이 아닌 물류 하청업체를 통해 계약한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홈플러스 옷을 다 받고 홈플러스 지시하는 걸 하는 거고, 홈플러스 직원이 나와서 기사들을 다 관리하세요. 그런데 홈플러스 직원이 아니에요?"
똑같이 배송 업무를 하는 택배 기사들은 산재보험이 가능해졌지만, 대형마트 배송 기사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면서 대형마트 배송 기사들은 훨씬 많아지고 있거든요. 더 이상 과로로 쓰러지지 않게끔 사회가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가장 시급한 건 산재보험이다…"
노조는 배송 기사들의 직접 고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꼽습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고인과 유족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배송 기사 직접고용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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