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安 말뿐인 '통 큰 양보'…피로감 커진 野 단일화
[뉴스리뷰]
[앵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야권의 오세훈, 안철수 후보는 결국 단일화 약속시한을 넘긴 채 각각 후보등록을 마쳤습니다.
두 후보는 서로 통 큰 양보를 하겠다며 하루 만에 태세를 급전환했지만, 실무협상은 여전히 공회전입니다.
서형석 기자입니다.
[기자]
여론조사 문구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결국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한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
후보 등록 마감일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분위기가 급반전됩니다.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습니다."
불리함을 감수하더라도 대승적 양보를 하겠다고 치고 나온 겁니다. 책임을 오 후보 측에 돌리는 동시에, 조속한 여론조사로 승률을 높이려는 계산이 읽힙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여론조사 문항을 문제 삼고 나왔습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안이 '경쟁력' 조사였다고 한 데 반해, 국민의힘에선 '경쟁력'과 '적합도' 합산 방식이 최종안인데 얘기가 다르다며 즉각 반발한 겁니다.
"어떤 안을 100% 받아들인다는 건지 오히려 더 불투명해졌습니다."
결국 두 후보는 각각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은 또다시 바뀌었습니다.
안 후보가 다시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조사 방식을 모두 수용하겠다며 '통 큰 양보'를 하고 나온 겁니다.
"원하는 대로 모두 수용해드리겠습니다. 저는 마음을 비웠습니다."
오 후보도 이에 질세라 '맞물 양보'를 하고 나왔습니다.
"또 다른 결단을 합니다. 제가 양보하고 안철수 후보 측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결정을 하려 합니다."
오 후보는 안 후보 측이 제시한 무선 100% 방식을 받겠다고, 안 후보는 국민의힘의 모든 요구를 받겠다고 하며 유례없는 '양보 경쟁'을 벌이는 촌극이 벌어진 겁니다.
자신이 좀 더 대범하게 양보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지지층에 구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양보 선언은 말뿐으로 그치는 모습입니다. 정작 실무협상은 헛바퀴를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반전극이 이어지면서 이미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가고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
민주당은 두 후보 모두를 향해 "서울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막장 단일화의 막을 내려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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