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박원순 성희롱 맞다...방조 의혹은 무혐의” / YTN

2021-01-25 2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국가인권위가 6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박 전 시장의 행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지만,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은 무혐의로 결론 냈습니다.

김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후 2시쯤, 국가인권위원회의 전원위원회를 앞두고 위원들이 회의실로 들어섭니다.

고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심의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피해자 측의 직권조사 요청에 따라 조사단 9명이 투입된 지 반년만입니다.

[최영애 / 국가인권위원장 : 2021년도 제2차 전원위원회를 개회하겠습니다.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의 건을 상정하겠습니다.]

위원 9명은 현장과 참고인 조사, 휴대전화 감정 등을 토대로 한 결과 보고서를 살폈습니다.

5시간여 만에 나온 판단은 '박 전 시장의 언행은 성희롱에 해당한다'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박 시장이 늦은 밤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봤습니다.

특히 박 전 시장의 이런 행위는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박 전 시장 측근들이 성희롱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했다는 의혹은 무혐의 결론 내렸습니다.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피해자가 전보 요청을 하고 이를 상급자들이 말린 건 맞지만, 성희롱 사실을 알고 그랬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다만, 박 전 시장과 피해자의 관계를 단순히 친밀하게 바라본 낮은 성인지 감수성은 문제라며, 사건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건 2차 피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서울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대책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인권위의 판단에 대해 피해자 측은 우선 의미 있는 결과라며 긍정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의 업무폰이 증거조사 대상이 되지 못한 점과 조직 내 묵인을 인정받지 못한 건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특히, 박 전 시장 고소와 지원요청 사실을 누설한 사람들은 직을 내려놓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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