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구명조끼는 여기저기 방치되거나 승객이 출입 금지 구역을 돌아다녀도, 제지하는 승무원은 없었습니다.
정비 소홀에 따른 사고도 확인됐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아리온 제주는 세월호 참사 이후 선령 제한이 강화되면서 기존 선박을 대체해 지난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2월, 엔진 볼트가 풀리면서 배기가스가 누출돼 운항 지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선박 담당자 : 보통은 자기들이 정비를 하다가 풀림이 있다든지 이런 것은 거의 다 발견해서 정비를 하겠죠. 이건 놓쳤던 거 같습니다.]
17년 된 선박을 띄우면서도 충분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겁니다.
운항 상황은 어떤지, 취재진이 직접 탑승해봤습니다.
비상시 승객들이 대피해야 할 집합장소가 테이블에 가려져 있습니다.
운항 중 출입이 금지되는 화물칸에선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화물차 탑승 기사 A : (차에 타 계시면 안 되는데 계셔야 할 이유가 있는 거예요?) (객실에) 사람 많아가지고….]
[화물차 탑승 기사 B : 서류 정리하러 온 거예요.]
비상시에만 꺼내는 구명조끼를 베개로 베고 자는가 하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승객도 있습니다.
[금연구역의 흡연자 : (담배 태우시는 거 아니세요?) 왜요? (저기가 흡연구역이라고 적혀 있어서….) …….]
위험물 보호구 보관 장소와 기관실에 들어가도 제지하는 사람조차 없습니다.
선원 10여 명이 있지만, 운항 담당자들을 빼면 승무 담당자는 단 1명.
[업계 관계자 : 직원이 그렇게 좀 많이 없어서….사무장 밑에 승무원 한 두세 명 더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거가 좀 미비해서….]
최대 승선 인원이 841명인 배에서 승객 수백 명을 혼자 관리하는 겁니다.
항구에 닿기도 전에 승객들이 출입구로 몰려 사고가 걱정된다는 민원도 제기됐습니다.
아리온 제주호를 포함해 취재진이 타본 선박은 모두 4척.
그래도 나머지 3척은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었고, 세월호 참사 당시 쏠림 현상으로 지적받았던 화물 고정 문제는 대체로 개선돼 있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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