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때문에 극단적 선택...아이들은 선택권이 없었다 / YTN

2019-05-05 1,878

어린이날, 가슴 아프고 우울한 소식입니다.

네 살과 두 살배기 아이를 포함한 일가족 네 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빚에 시달리던 부모의 극단적인 선택에 자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시의 한 외딴 농로.

어린이날 새벽, 이곳에 세워진 한 렌터카 안에서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소방 관계자 : 신고자가 렌터카 반납하는 대리기사였대요. 현장에 나가서 보니까 성인남녀가 아이 한 명씩 안고.]

숨진 아이들은 고작 네 살과 두 살밖에 안 된 어린 남매였습니다.

[인근 주민 : (남편이 봤는데 경찰)차가 수십 대가 잔뜩 왔더래요. 일가족 어린애 네 살 먹은 애하고 그러니까 남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뚜렷한 직업이 없던 부부가 빚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거라는 게 경찰 추정입니다.

[경찰 관계자 : 주물공장에 다녔다고 하는데 한 달 전부터 관둬서 무직 상태가 된 것 같아요. (빚이) 7천여만 원 됐던 것 같아요.]

생활고나 가정불화를 이유로 부모가 자녀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은 끊이질 않습니다.

지난해 충북 옥천에서 빚 독촉에 시달리던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자해를 시도했고, 재작년 신변을 비관한 50대가 집에 불을 질러 자식과 함께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자녀에게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라지만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 엄연한 '타살'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이나영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생명을 가진 독립적 주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동반 자살을 선택했기 때문에 가족 살해라고 볼 수 있어요.]

어린이가 가장 행복해야 하는 어린이날, 어린 생명 둘은 부모의 극단적인 행동 탓에 꿈도 제대로 못 피워보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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