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 당시 불탄 집을 두고 몸만 피해 빠져나온 이재민이 많습니다.
수중에 돈 한 푼 없지만, 지자체의 지원 기준은 까다롭고, 전국에서 답지한 국민 성금도 실제 지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 산불 이재민은 500여 세대, 1,200명이 넘습니다.
불탄 집과 사무실, 공장을 두고 몸만 빠져나온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최남순 / 강원 산불 이재민 : 내가 집 하나…. 아무것도 못 가져 나왔어요. 내놓은 짐 하나도 못 가져 나오고 이렇게….]
당장 생계비조차 없는 이재민들을 위해 긴급 복지지원 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기준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월 소득부터 은행 예금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강원도가 수백 명 수요조사를 했지만 대상자는 스무 명에 불과했습니다.
전국에서 답지하고 있는 성금 역시 당장 지급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단체별로 이뤄지는 모금 일정이 끝난 후 주민 의견을 모아 지급방식을 결정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400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지만, 피해 조사와 정부 심의, 현장 조사까지 마무리되는 하반기에나 실제 지급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홍선화 / 전국재해구호협회 대외협력실장 : 피해조사가 집계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저희가 지자체랑 협의해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지원해드리려고 합니다.]
불에 탄 주택 재건축 등 재기에 필요한 피해 보상금 지급은 더 어렵습니다.
경찰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후 손해배상소송 등으로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전 재산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최근 저금리를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보이스 피싱 ARS 녹취 : 대출 금액을 만 원 단위로 입력 후 별표를 눌러주세요. 현재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 빠른 시간 안에 상담원이 직접 전화 드리겠습니다.]
지자체 지원도, 성금도, 보상금도 여의치 않거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
힘에 겨운 이재민들에게 가장 빨리 다가온 건 대출 사기 유혹이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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