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산불이 확산하면서 대응 3단계가 내려졌던 지역에서는 긴급대피한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밤사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던 충남 홍성의 한 마을입니다.
거센 바람에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권영배 / 충남 홍성군 서부면 : 불이 엄청나게 금방 여기로 넘어올 것 같아서 나도 막 겁이 나더라고요. 내가 나이가 70살인데 처음 느꼈습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은 주민들은 낮에도 마을회관에 몸을 피한 채 산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산불 저지에 성공하면서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김완자 / 충남 홍성군 서부면 : 밥 퍼서 물 말았는데 먹으려고 두 번 먹으니까 이장이 전화 와서 큰일 난다고 어서어서 내려가라고…. 내려오다가 쳐다보니까 산 뒤로 불이 환하게 일렁일렁해서 깜짝 놀라고….]
산불 3단계가 발령됐던 전남 함평의 한 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집을 떠나 황급히 몸을 피했습니다.
[정동선 / 전남 함평군 덕천마을 이장 : 다 놀래서 주민들이 차를 타고 막 멀리 대피하는 상황이었죠. 대처할 수도 없었고….]
전국에서 사흘 동안 이어진 산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충남 홍성에서만 이재민 50명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이곳 임시 대피소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텐트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피해 현장을 다시 찾은 주민들은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집은 폭격을 맞은 듯 폐허가 됐고, 내부에 있던 물건들은 성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입고 있던 옷과 가방 하나밖에 챙겨오지 못한 터라 앞으로가 더 막막합니다.
[박영순 / 충남 홍성군 이재민 : 떨려 다리가…. 떨려서 힘이 하나도(없어.) 옷도 딸들이 3명이나 되니까 많아요. 그거 하나 건지지도 못하고 쌀도 건지지 못하고 돈도 2백(만 원) 탔어.]
반가운 단비와 함께 큰불이 잡힌 가운데, 이재민들은 하루빨리 피해복구가 시작되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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