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직 박탈은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로 대변되는 한진가의 일탈이 촉매제가 됐습니다.
결국 기업 가치가 훼손되면서 주주들의 철퇴를 맞은 셈입니다.
지난 4년 4개월을 백종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KE086편이 이륙 직전 탑승 게이트로 되돌아옵니다.
조양호 회장의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벌인 '땅콩 회항' 사건입니다.
여론의 뭇매가 이어졌고, 조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조양호 / 한진그룹 회장 (2014년 12월) :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 조현아 아버지로서 국민 여러분들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랍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불거집니다.
[조현민 / 전 대한항공 전무 (지난해 5월) :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 인정하시나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수천 명은 카카오톡 익명 대화방을 개설해 그동안 한진 오너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조 회장 일가의 전면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언행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이명희 / 전 일우재단 이사장 (지난해 6월) : 너 왜 전화는 두 개씩 들고 다니고 XX이야. 개인 전화 부숴버려?]
그리고 한진가의 밀수와 탈세, 배임, 횡령 의혹 등 각종 위법 혐의는 전방위 수사 선상에 오릅니다.
결국, 조양호 회장의 연임 실패와 대표이사직 상실은 이런 재벌가의 갑질과 일탈, 도덕적 해이에 대한 주주들의 심판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조양호 회장 이사 연임 실패는 오너가의 갑질로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재벌 총수가 주총에서 주주권 행사로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되는 첫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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