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재판에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법정에 나오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출석이 의무인 재판에 초법적인 조건을 달면서 재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재판에 참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적극 협조한 건 유리한 정상이다"
지난해 12월, 수사와 재판에 협조적이었던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씨에 대한 선고 주문입니다.
장 씨처럼 재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 진술을 하고 재판부 판단에 도움을 주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또 5백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사건이거나, 소송 조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피고인은 형사 재판에 반드시 출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질문할 게 있을 때'나 '건강이 허락하면'이라는 단서를 달며 재판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얼까?
매번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표면적인 이유 말고도, 법조계에서는 재판의 이해득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측 서류증거를 인정했고, 이제 무죄를 다툴 정제된 의견이 필요한 상황.
준비되지 않은 피고인이 혐의마다 의견을 밝히는 것보다, 변호사가 직접 전략대로 법리 공방을 벌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출석 문제로 재판을 연기하고 재판부와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상황을 봐서 재판에 나올지 결정하겠다는 이 전 대통령의 1심 최대 구속 기한은 오는 10월 9일입니다.
재판부가 계획대로 22차례 공판을 진행하고 증인 신문 일정까지 추가한다면, 추가 구속 영장 청구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올해 안에 선고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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