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끝에 가족들이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이 어제(26일)로 10주기를 맞이했습니다.
이후 사회보장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가려져 세상을 등지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0년 전인 지난 2014년 2월 26일,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집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독한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이들이 떠난 보금자리에서 찾을 수 있었던 건, 내지 못한 각종 고지서들과 공과금 70만 원,
그리고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뿐이었습니다.
당시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가 부상으로 일을 그만둔 뒤 어떠한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왜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는지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이어지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문형표 /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지난 2014년 3월) : 긴급복지지원제도나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에 따라서 틈새 취약계층들을 더 보호를 하는 대책을….]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세 모녀를 기리기 위한 추모제는 10년째 이어졌지만 가난과 싸우는 사람들은 이 사회가 변한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실제 빈곤을 줄이기 위한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신현석 /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조직국장 : 빈곤층을 발굴하는 데만 중점을 두고, 일부 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수준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내지 못했습니다.]
세 모녀는 두 딸이 부양의무자라는 조건 때문에 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는데, 여전히 그 조항이 남아있어서 제대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대관 / 홈리스야학 학생 : (송파 세 모녀 법은) 여전히 세 모녀가 신청할 수도, 이용할 수도 없는 변화에 그쳤다.]
그러는 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비극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가려져 도움을 받지 못한 어머니와 두 딸이 생활고로 세상을 떠났고,
지난해에도 성남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딸이 가난에 힘들어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지난달에도 충남 태안 주택가 차 안에서는 부부와 초등학생 딸 등 일가족 3명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특히 전문가... (중략)
YTN 윤태인 (hyu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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