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건설 눈앞…사라질 멸종위기 동·식물
[앵커]
지난해 말,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공항 건설 부지에는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보금자리를 잃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고휘훈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부산 가덕도 국수봉 일대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군사보호시설이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됐을 뿐만 아니라 이곳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주변 마을사람 정도입니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보존된 이곳, 단연 돋보이는 곳은 야생 동백숲입니다.
한겨울임에도 푸른 잎사귀로 덮여있는 동백숲은 이제 막 꽃봉오리를 맺고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으로 울창한 나무숲이 조성된 것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요.
야생 동백 군락지로, 신공항부지 내에만 이러한 군락지가 3곳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동백나무 수령은 50년에서 100년 정도까지 추정됩니다.
전국에서 원시 상태로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 손꼽히는 거제 지심도 동백 군락지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평가됩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공사가 시작되면 이 아름다운 군락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부산시의 시목이 동백입니다. 시민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동백에 이렇게 무심할 수 있는가. 유일하게 부산에 있는 자연 군락지입니다."
인근에는 해안이나 섬에서 주로 자라는 소사나무 군락지뿐만 아니라 수령이 100년은 넘고, 둘레가 4m가 넘는 고목들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지난 2021년 가덕도 대항항 인근에서 목격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의 모습입니다.
서식지로 추정되는 인근 갯바위를 가봤더니 수달의 배설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배설물의 경우 수달이 배설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대에서만 수달 배설물 8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배설의 경우에는 아무 데나 하지 않고 주로 자기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배설하거든요. 대항항 내 2개 집단이 등대를 기준으로 크게 물의를 안 일으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하늘에는 멸종위기종 솔개도 날아다닙니다.
가덕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공사 부지 내에 있는 멸종위기종 등 '법정보호종' 동식물은 37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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