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기록 19만쪽이지만…줄줄이 '증거 부족' 판단

2024-02-05 0

수사 기록 19만쪽이지만…줄줄이 '증거 부족' 판단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은 수사기록만 19만쪽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으면서 이 회장이 받고 있던 세부 혐의들도 줄줄이 무죄 판단을 받았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과정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는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이 이 회장의 승계에 도움을 받고자 정치권에 뇌물을 줬다는 혐의가 나왔고, 2018년 승계 과정 전반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삼성 미래전략실이 2012년 '프로젝트G'란 승계 계획안을 만들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등이 진행됐다고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까지 끌어왔습니다.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2020년 6월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합니다.

하지만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지휘했던 수사팀은 3개월 뒤 이 회장을 기소했습니다.

수사기록만 19만쪽에 달할 정도였지만, 재판부는 로직스 자료와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의 휴대전화 문자 등에 대해 위법한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증거능력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검찰이 불법 승계 계획안이라 주장한 '프로젝트G' 문건은 "지배구조 유지와 관련한 종합 검토 보고서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또 합병을 통한 지배력 강화가 물산 및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봤고, 회계법인과 올바른 처리를 탐색해 나갔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분식회계는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의 마중물이 됐던 대법원이 승계작업 존재를 인정한 부분도 '그 자체로 법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고 과정에 불법은 없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검찰의 기대를 빗나갔습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 입니다. (goodman@yna.co.kr)

#이재용 #불법_승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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