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시작…바이든-시진핑 1년 만에 대면

2023-11-15 0

미중 정상회담 시작…바이든-시진핑 1년 만에 대면

[앵커]

미중 정상이 1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어느 때보다 싸늘한 미중 관계 속에서 이번 만남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 지 전 세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워싱턴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정호윤 특파원 전해주시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금 전 정상회담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한 뒤 1년 만에 이뤄지는 두 번째 만남인데요.

두 정상 뿐 아니라 외교와 경제 등 양국 정부의 분야별 핵심 인사들이 배석한채 회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담을 시작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감당못할 결과 낳을 것"이라며 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정상회담은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40km 떨어진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APEC 정상회의와 분리된 장소를 원한 중국 측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번 만남을 통해 미중 양국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데요. 회담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회담이 시작되기 전까지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곳 워싱턴 외교가의 중론입니다.

작년엔 두 정상이 처음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의미를 둘 수 있었지만, 이번엔 미국과 중국 모두 무언가 확실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도 엿보입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올들어 줄곧 냉랭했던 양국 관계에 최근들어 미약하나마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일텐데요.

미국과 중국 모두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우리는 중국과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입니다."

"두 정상은 양국관계의 전략적·포괄적·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들과 또 세계 평화와 발전에 대해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것입니다."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로 상징되는 무역전쟁과 대만 문제,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을 대하는 견해차 같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갈등 속에서 어떤 절충점을 찾느냐가 이번 회담의 가장 큰 과제이자 관전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중 사이에 끊어진 군사 분야 대화 창구를 복원해,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정관은 조금 전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양국이 소통과 조율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만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은 확전을 막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이란이 이 전쟁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데요.

이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중국은 그런 포인트(이란의 자제)를 이란 정부에 직접 강조할 수 있는 (이란과의) 관계와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오늘 존 커비 조정관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대만 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를 경계한다는 것인데요.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꼽는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할 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얘기를 종합해보면, 양국 정상이 의견을 나눌 의제들이 참 많아 보이고 그 가운데는 상당히 미묘하고 조심스러운 주제들도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밥상 위에 올릴 반찬거리는 참 많은데, 두 사람이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만, 정치적인 구속력을 갖는 공동성명을 낼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번 회담에 임하는 양국 정상의 마음 가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어하고,

경제성장 둔화에 맞닥뜨린 시 주석 역시 미국과 전면 충돌은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결국 관계 개선을 위해 어느 정도의 변화에는 서로가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더 나빠지지만 않게' 미중 관계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정상회담에 의의가 있다고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ikar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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