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로는 물론 인도에서까지 전동 킥보드가 질주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고라니처럼 갑자기 튀어나온다고 해서 '킥라니'라고 불리는 이 킥보드 사고가 급증하자, 법적 허용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무서운 속도로 주차된 차량에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한 명만 타야 하는데도, 두 명이 탔다가 차를 들이받는가 하면,
심지어 네 명이 같이 타고 도로를 질주하기도 합니다.
고라니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킥라니'라고도 불리는 전동 킥보드 탓에 운전하기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배달 라이더 : 소리 없이 막 오니깐 체감하는 속도가 확실히 달라요. 확 들어오니깐 위험하죠, 굉장히. 사고 날 뻔한 적도 엄청 많고…]
보행자도 위협을 느끼긴 마찬가집니다.
법적으로 전동 킥보드 운행이 금지된 인도마저 무법천지로 변해버린 탓입니다.
[이효리 / 대학생 : 걸어갈 때 뒤에서 (전동 킥보드가) 오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김진광 / 대학생 : 가끔 튀어나오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고,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는 거 같아요. 제가 걱정될 정도로 위험하게 달리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전동 킥보드 이용이 늘면서 관련 사고는 4년 만에 10배, 숨진 사람도 6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렇게 피해가 큰 건 바퀴가 작고 무게 중심이 높아 충돌 충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고 허용 속도인 시속 25km로 달리다 부딪쳤을 때 충격은 자전거의 두 배가 넘습니다.
[전제호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바퀴 크기가 자전거보다 작고, 10인치죠. 서서 타다 보니깐 무게 중심이 높은 관계로 충돌했을 때 완충할 수 있는 부분이 자전거보다 매우 적습니다.]
이에 법을 개정해 최고 속도를 시속 20km로 낮춰 사고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은 최대 속도를 시속 20km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구시가 처음 킥보드 공유 회사와 협의해 이번 달 말부터 시속 20km까지만 달릴 수 있도록 장치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촬영기자 : 윤성수
그래픽 : 이원희
YTN 이형원 (lhw9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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