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명 중 한 명꼴로 자동차를 보유한 시대.
그만큼 자동차세를 내는 분들도 많죠.
이 자동차세가 30여 년 만에 전면 개편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부터 차량 엔진 배기량에 비례해 자동차세를 부과했습니다.
즉 환경 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할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구조였죠.
당시에는 큰 엔진, 즉 배기량이 클수록 차도 크고 무겁고, 연료를 폭발시켜 배출하는 매연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배출가스는 줄이고 연비를 높이는 기술들이 개발됐는데요.
2,000cc 미만의 엔진으로도 더 큰 출력을 낼 수 있는 신형 엔진이 등장한 겁니다.
특히 최근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배기량 산출 자체가 무의미해지기도 했는데요.
지금의 자동차세는 비영업용 승용차 기준 1,600cc 이하는 1cc에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입니다.
그런데 전기차는 '그 밖의 자동차'로 분류돼 차량값에 상관없이 13만 원만 내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 훨씬 비싸고 출력도 좋은데 오히려 세금은 덜 내는 모순, 즉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 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테슬라 모델S 전기차 출고가는 1억2천만 원가량인데 자동차세는 13만 원입니다.
반면 제네시스 G80 3.5는 출고가가 절반인 6천 2백여만 원인데, 자동차세는 7배인 90만2천2백 원입니다.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겠죠.
하지만 전기차 차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점이나, 애초 전기차 배터리 때문에 출고가가 비싸다며 세 부담이 늘어나는 데 대해 '사실상의 증세'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고민이 큰데요.
일단 탄소배출량, 차 무게 등 부과 기준을 복수로 두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데, 정부가 어떤 안을 발표할지 운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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