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과거 아동 성범죄자 형량을 낮춘 사실이 드러나면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자는 형량을 높인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0년 11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있으면서 아동 성범죄자 2심 사건을 맡았습니다.
당시 피고인은 12살 아동을 성폭행하고 가학적인 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군 복무 도중 아동과 SNS로 음란한 이야기를 주고받아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제대 후에도 SNS에서 알게 된 아동들에게 신체를 찍어 보내게 하는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집행유예 기간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이 남성에게 이 후보자는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개선과 교화 가능성이 남은 20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재범을 억제할 수 있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기로 했다는 것 등이 그 이유였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자는 지난 25일 '양형 기준에서 제시한 권고 형량을 참고해 적절한 형을 선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고,
며칠 뒤엔 '강력 범죄에 대해 형량을 높인 판결들도 있다'며 직접 판례까지 소개하고 나섰습니다.
실제 이 후보자는 누범 기간 중 결별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식칼로 위협해 7시간 넘게 감금한 뒤, 강간을 시도한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고,
집행유예 기간 중 미성년자 성을 산 피고인에게 원심보다 높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 후보자는 성인지 감수성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논란에 대한 검증이 남은 청문 과정을 계속 달굴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 최재용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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