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도피 끝에 미국에서 체포됐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 씨가 내일(4일) 세월호 참사 9년 만에 송환됩니다.
유 씨의 횡령·배임액이 5백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한 검찰은, 입국 뒤 바로 압송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검찰의 칼끝은 세모그룹과 유병언 전 회장 일가를 겨눴습니다.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이 실질적인 지배주주였던 유 전 회장과 그 가족에게 부당하게 돈을 몰아준 게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됐다는 겁니다.
[이헌상 / 당시 인천지방검찰청 2차장검사 (지난 2014년) : 선박관리, 직원 안전교육 등을 소홀히 하여 세월호 침몰 사고의 단초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검찰 수사가 휘몰아치자 유병언 일가는 잇따라 해외 도피에 나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이렇게 국내로 돌아온 유 전 회장의 딸 섬나 씨와 측근 김혜경·김필배 씨 등 3명은 재판에 넘겨져 형이 확정됐거나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건 유병언 전 회장 뒤를 이어 계열사 경영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 차남 유혁기 씨뿐.
검찰은 유 씨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만 55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미국에 머물던 유 씨에게 거듭 귀국을 요청했습니다.
그때마다 유 씨는 요청에 불응했고, 결국 검찰은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령을 내린 뒤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습니다.
이후 2020년 7월 미국에서 체포된 유 씨는 범죄인 인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미국 법원도 유 씨가 범죄인 인도 대상에 해당한다고 결정했지만,
유 씨가 결정에 불복해 인신보호까지 청원하면서 인도 승인까지 3년 가까이 더 걸렸습니다.
이후에도 법무부가 신속한 송환을 재차 요청한 끝에 유 씨는 세월호 참사 발생 9년 만에 한국땅을 밟게 됐습니다.
유 씨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세월호 선사 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돼 조사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강은지
그래픽 : 박지원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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