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수수료를 깎아준 공인중개사에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지회가 담합행위를 시도했다는 제보가 YTN에 들어왔습니다.
할인 광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한 건데, 지회는 해당 중개사가 상도덕을 어겨 지적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가락동에서 반년째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해온 김범준 씨.
고객 사정을 보고 수수료를 깎아주거나, 청년이나 저소득층에겐 무료로 중개해주기도 하는데 뜻밖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A 씨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 송파구 지회장 : 제가 송파구 지회장이에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송파구 지회장이 어떤 직책인 줄 아시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송파구 지회장이라고요 제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 송파구 지회장이 돌연 김 씨에게 전화해선, 수수료 할인 광고를 내리라고 한 겁니다.
봉사하고 싶은 마음에 할인해주는 거라고 답하자, 차라리 전부 무료로 하라는 핀잔이 돌아왔습니다.
[A 씨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 송파구 지회장 : 이건 좀 같이 먹고 살아야지 시장에서 이렇게 하시면 결국은 다 죽어요. 그러면 차라리 무료로 해놓지 그랬어요?]
하지만 협회는 개인에게 수수료율 조정을 요구할 권한이 없는 데다, 정작 김 씨는 회원도 아니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입니다.
[김범준 / 공인중개사 : 저는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지도 않은데, 단지 자기들 밥그릇 챙기자고 동참하라는 식으로 강요하기 위해서 전화했단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지난 2020년부터 수수료를 최대 절반 정도 깎아온 공인중개사 B 씨도 역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소속 다른 지회장에게 비슷한 요청을 받았습니다.
거절했더니, 허위 매물을 올린다는 거짓 소문과 밤낮없는 협박 전화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고 B 씨는 말합니다.
[B 씨 / 공인중개사 : 욕도 많이들 했고요. 소리 지르시는 분도 있고 밤낮 정말 가리지 않고…. 밤길 조심하라는 그런 되게 무서운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공인중개사법은 수수료를 상한선 아래에서 고객과 협의해 자율로 정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개사가 수수료를 자발적으로 깎는 건 아무런 문제가 안 되고,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 방해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엄정숙 / 변호사 : 그런 광고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권한도 사실은 없는 거... (중략)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촬영기자: 유준석
그래픽 : 이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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