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의심 사고' 할머니 측 "부실 조사" 주장
[앵커]
지난해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할머니가 오늘(20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출석했습니다.
유가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충분한 조사 없이 이번 사고가 차량 급발진이 아니라고 단정 짓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SUV 차 한 대가 신호 대기 중이던 경차를 들이받고 600m를 내달리다 지하통로에 빠집니다.
이 사고로 운전자인 60대 할머니가 크게 다쳤고 손자 12살 도현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할머니는 월요일, 사고 석 달여 만에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아픔에도 이제는 어머니의 무죄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현실에 유가족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기억해내야 할 끔찍한 아픔과 기억과 그 고통의 아픔이 이번 조사 한 번으로 끝났으면 좋겠고 사실 조사도 안 받고 싶어요. 마음 같아선…."
가족 측 법률 대리인은 경찰 조사 전부터 국과수 감식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결함에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검증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며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이번 첫 피의자 조사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이후 경찰 조사는 추가 출석 없이 변호인이 의견서를 제출하면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유가족은 경찰이 사고 기록 장치만 분석한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국과수는 할머니가 1차 사고 직전 기어를 중립으로 바꿨다가 다시 주행으로 옮겨 발생한 사고로 보고 있다며 이는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습니다.
"전방 추돌 경고음이 울려서 블랙박스에 녹음이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동 긴급 제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궁색한 변명을 찾으려고 그렇게 분석한 것 같습니다."
유가족은 이날 전국에서 모인 7,200여 개의 처벌불원 탄원서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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