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적의 1/3에 해당하는 숲을 태우며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지난해 동해안 산불.
어느덧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 상당수는 아직도 임시 주택에 머물고 있는데요.
김근우 기자가 만나보고 왔습니다.
[기자]
불씨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마을을 덮칩니다.
화마가 송두리째 집을 삼켰지만, 속절없이 바라볼 뿐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아이고 어떡하나, 아이고 어떡해…."
동해안 산불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주미자 씨는 아직도 집이 있던 자리만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이곳에서 네 자녀를 모두 키웠습니다.
하지만 산불로 집을 잃은 뒤 1년째 임시 조립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24㎡의 좁은 집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습니다.
[주미자 / 울진군 북면 : 이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여기서 60년을 살았는데. 그 집에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불편한 건 어떻게든 참을 수 있지만,
평생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그 날의 악몽은 아직 주 씨를 괴롭힙니다.
[주미자 / 울진군 북면 : 이게 정말 우리 집이냐 싶었어요. 다 주저앉아서, 집이고 뭐고 다 내려앉아서. 아이고 그 큰 집이 어디 갔나 하면서 주저앉아서 펑펑 울었어요.]
돈도 돈이지만, 주민 대부분이 7, 80대 노인들인 만큼 다시 집을 지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달 뒤에는 지자체에서 받은 임시주택도 비워줘야 합니다.
울진군은 임시 주택 사용 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살던 마을이 아직 잿더미로 덮여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 새집으로 옮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집을 짓는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남향난 / 울진군 북면 : 정부에서 조금 도와줘서 집이나 얼른 지어서 좀 살아보고 죽었으면 좋겠지. 그게 내 바람이야.]
악몽 같았던 산불 이후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주민들의 상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bos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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