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터전, 아들은 전장에...고려인 어머니의 눈물 / YTN

2023-02-27 67

전쟁이 1년을 넘기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의 위태로운 나날도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아들까지 전장으로 떠나보낸 뒤 애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한 고려인 어머니를 키이우 현지에서 송재인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기자]
수도 키이우에서 50km 정도 떨어진 근교 마을.

고려인 안젤리카 씨가 아들과 살던 2층 집은 이제 그을린 외벽만이 듬성듬성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초, 키이우로 진입하려던 러시아군이 이곳부터 밀고 들어와 민간인 집에도 폭격을 퍼부은 겁니다.

[안젤리카 / 고려인 : 2층에 불이 붙어서 아들과 뒷마당에 가보니 건물에 이미 구멍이 많이 뚫려있었습니다.]

지붕에 붙은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그 많던 가족사진 하나 챙기지 못했습니다.

사흘을 지하 공간에 숨어 있다가 겨우 폐허가 된 마을을 빠져나온 안젤리카 씨.

[안젤리카 / 고려인 : 이제 집은 묘지 같아요. 그래서 직후엔 두세 번 정도만 겨우 와봤습니다.]

키이우 시내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긴 했지만, 집보다 더 큰 걱정은 전장에 있는 큰아들입니다.

지금은 서쪽 지역에서 경계 근무를 서지만, 언제든 동남부 최전선으로 불려 갈 수 있습니다.

[안젤리카 / 고려인 : 매일 통화를 끝낼 때 아들에게 말합니다. 사랑하고, 잘 자라고…. 아들은 알고 있다고 하죠.]

바라는 건 어서 아들이 품으로 돌아오는 것뿐.

[안젤리카 / 고려인 : 원하는 건 하나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서 아들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아들이 숨을 거둔 뒤에야 고향 키이우로 돌아오고 있단 사실은 어머니들을 더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전사자들의 간이 묘소가 늘어나고 있는 이곳 공동묘지에는 이번 달에만 10명 넘는 군인들이 묻혔습니다.

뒤바뀐 일상 속에서 삶과 죽음이 뒤섞인 채 살아가는 우크라이나인들.

전쟁이 길어질수록 그 위태로운 하루하루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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