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돼 치료받던 노동자들이 일주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구조대와 지자체 등에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광산에 대한 안전 점검도 부탁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강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선 박정하 씨.
지하 190m의 갱도에서 221시간이나 고립돼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박 씨는 퇴원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관심을 두고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정하 / 생환 광부 :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건강한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밖에서의 처절한 구조활동 얘기를 듣고 한 생명이라도 살리려는 그 진심이 저의 가슴 깊은 곳까지 느껴졌습니다.]
광산 등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호소도 잊지 않았습니다.
동료 광부들이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정하 / 생환 광부 : 부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정부와 관계기관에 호소합니다. 건실한 안전 실태조사로 광부들이 안심하고 작업할 수 있는 작업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박 씨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아무도 '커피 믹스'를 사오지 않았느냐"며 농담을 건네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퇴원한 이후 가족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정하 / 생환 광부 : 구조되는 마지막 날에는 포기했었습니다. 이렇게 퇴원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 새로운 삶을 주는 것이고,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볼까 합니다.]
앞서 병원 측은 구조된 노동자들이 근육통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가정에서 안정을 취하며 통원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퇴원을 결정했습니다.
박 씨 등은 지난달 26일 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서 일하다 토사가 무너져 지하 190m에 고립됐습니다.
모닥불을 피우고 커피 믹스를 먹으며 버티다 지난 4일 밤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돼 안동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았습니다.
YTN 허성준입니다.
YTN 허성준 (hsjk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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