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대 총선 앞두고 선거대책 등 문건 작성
일부 진보교육감·인권위원 좌파 규정하고 사찰
강신명, 선고 직후 "항소심 성실히 임할 것"
현기환,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실형…이번엔 면소
박근혜 정부 시절 선거에 개입하거나 정치 공작을 벌인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청장들이 1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라며 경찰을 권력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는 조직으로 만들었다고 질타했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판세분석 및 선거대책', '지역별 선거 동향'.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4월, 경찰청 정보국이 만든 문건들입니다.
현기환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지시가 치안비서관을 통해 경찰청에 전달되면, 경찰청장 등 지휘부 지시로 정보 경찰이 보고서를 만들고 다시 청와대로 보고한 구조였습니다.
경찰은 2012년에서 2016년, 청와대와 여당에 비판적인 진보교육감과 국가인권위원회 일부 위원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하기도 했습니다.
3년 넘게 이어진 재판 결론은 유죄였습니다.
법원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겐 징역 1년 2개월,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20대 총선 외 다른 정치 공작 혐의에는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씩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건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좌파로 규정하고 감시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특히 경찰을 권력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는 조직으로 만든 건 용납할 수 없어 엄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전 청장은 선고 직후 항소심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짤막한 답변만 남겼습니다.
[강신명 / 전 경찰청장 : 앞으로 진행되는 항소심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당시 정보경찰의 윗선으로 지목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아 사법판단 없이 형사소송을 종결하는 면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과 청와대 치안비서관, 선임행정관 등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YTN 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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