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이후 야심차게 추진했던 감세안이 영국 금융시장에 평지풍파를 일으키자 결국 이를 철회했습니다.
감세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공약이 사실상 폐기된 상황에서 트러스 총리의 불명예 퇴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수근 기자입니다.
[기자]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재무장관이 리즈 트러스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을 사실상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 : 3주 전에 발표했고 아직 의회 입법 과정에 들어가지 않은 경제성장 계획 내 세금감면 조치를 철회합니다.]
앞서 지난달 23일 트러스 총리는 450억 파운드, 73조 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며 금융시장이 요동쳤고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빗발쳤습니다.
급기야는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을 숨기지 않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감세안이 실수라고 생각했습니다.]
트러스 총리 본인도 정책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 우리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실수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정책 무산은 고스란히 트러스의 정치적 위기로 증폭돼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일단 다음 선거까지 보수당을 이끌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 영국 국민을 위해 정책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게 제 답변입니다.]
하지만 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총리를 향한 사임 압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몰린 보수당 의원 100명이 총리 불신임 서한을 당에 제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런던경제대학 토니 트래버스 교수 : 보수당의 평의원들이 차기 선거에서 패배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지난달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영국 역사상 최단 기간 재임한 총리가 됩니다.
YTN 임수근입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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