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냉전 종식했지만…소련 멸망에 '매국노' 꼬리표
[앵커]
사망한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서방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극과 극입니다.
동서 냉전을 종식시켰다는 긍정 평가와 동시에 급진적 개혁 실패로 '초강대국 소련을 멸망시킨 매국노'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녔습니다.
박진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공산권 국가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노벨상위원회는 당시 수상 공적에서 '급박한 세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소련사회에 도입한 개방성은 국제적 신뢰촉진에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1985년 집권 이래 미소 정상회담을 통한 군비 축소와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등을 통해 평화 무드를 만든 공로를 인정한 겁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개혁 정책으로 사회주의 세력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기업,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조직과 규율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페레스트로이카'를 전속력으로 끌어올리고 사회주의 발전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신사고'는 독일 통일과 동구권 민주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냉전 종결자라는 타이틀과 동시에 러시아에서는 초강대국 소련을 멸망시킨 '매국노'라는 부정 평가가 평생 그를 따라 다녔습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서방에서도 (개혁) 실패, 그리고 뒤따라온 러시아의 퇴행에 대해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급진적 개혁에 소련은 경제적 붕괴와 민족 분규, 정치적 혼돈의 위기에 봉착했고 10년 가까이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빈부격차 등 경제 개혁 실패 후유증은 부정부패로 이어졌고 소련 해체 30년이 지난 지금도 러시아 사회의 병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017년 여론 조사에서 러시아인들 중에서 고르바초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의 비율은 22%에 불과했습니다.
냉전의 유산을 안고 떠난 그에 대해 러시아 국민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 TV 박진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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