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전통의 평양냉면집 '을지면옥'이 재개발로 건물이 철거되기 전 마지막 영업을 마무리했습니다.
단골손님들은 무더위에도 가게를 찾아 수십 년 추억을 되새겼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찌는 더위에도 길게 늘어선 대기 줄.
시원한 냉면 맛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한동석 / 단골손님(70세) : (여기 온 지) 몇십 년 됐어요. 여기 냉면도 맛있지만, 편육에 소주 한 잔씩 하고….]
언제 다시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멀리서 찾아온 손님도 있습니다.
[이윤정·정다영 / 첫 방문(26세) : 평양냉면 되게 좋아해서 여기저기 많이 다녔는데, 마침 여기가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안 올 수 없잖아요….]
서울 세운상가 재개발 구역에 있는 평양냉면집 '을지면옥'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부부가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냉면집을 자녀가 이어받았습니다.
1985년 을지로에 처음 들어선 이후 서울에서 손꼽는 맛집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3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재개발 시행사 측에 건물을 넘겨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에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겁니다.
지난 2017년 4월 사업시행이 인가된 이후 건물이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법적 분쟁과 반대 여론에 한동안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을지로 일대 재개발 바람에 길 건너에 '노가리 골목'을 이루던 원조 가게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습니다.
[남양우 / 단골손님(71세) : 재건축 재개발도 좋지만, 전통적으로 맛을 이어온 걸, 음식도 맛이 이어질 수 있게끔 정부에서도 재개발하더라도 지원을 해서….]
식당 측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조만간 새 점포로 찾아오겠다고 밝혔지만,
[홍정숙 / 을지면옥 2대손 : 부모님들이 물려주신 터전인데 어느 날 재개발로 인해서…. 지키려고 했는데 그게 안 돼서 부모님들께도 죄송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 뵙길 희망해요.]
낡은 가게에서 익숙한 맛을 찾던 손님들의 소소한 즐거움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YTN 신지원 (jiwon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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