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서체로 된 원훈석을 교체하고 원훈도 새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했던 신 교수의 글씨체를 원훈석에 쓴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인데, 정부가 바뀔 때마다 원훈도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
국정원이 지난해 6월 창설 60주년을 맞아 선정한 역대 5번째 원훈입니다.
원훈석 제막식까지 대대적으로 진행했는데, 1년 만에 교체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원훈석에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서체를 사용한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국정원 전직 직원들의 모임이 규탄 성명을 내는가 하면, 일부 시민단체들은 원훈석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민경우 / 대안연대 대표 : 신영복 씨는 통혁당 장기수예요. 국정원은 통혁당과 같은 간첩을 조사하는 기관인데 국정원에 있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국정원 원훈은 37년간 초대 중앙정보부장인 김종필 전 총리가 지은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를 사용하다가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뀌었고, 이후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에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로 변경되는 등 최근 정권마다 바뀌어 왔습니다.
국정원은 일단 직원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교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인데, 원훈석을 교체하면서 새로운 원훈을 정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YTN 한연희 (hyhe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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