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소 축사에서 일한 지적 장애인이 3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축사 주인은 임금도 거의 주지 않았고, 장애 수급비 등으로 받은 9천만 원마저 대부분 가져갔다고 합니다.
김민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증 지적 장애인 A 씨.
중학생이었던 1992년, 지인 소개로 전북 익산의 한 축사로 일하러 떠났습니다.
어려웠던 가정 형편과 동급생들의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축사에서의 삶은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일과 속에 지병까지 생겼습니다.
[피해자 / 중증 지적 장애인 : 저녁때 거의 녹초가 돼서 완전히 거의 반 시신이 다 돼서…. 허리가 끊어질 만큼 아파 오고….]
노동의 대가도 없었습니다.
명절마다 용돈 2, 30만 원이 전부였고, 축사 주인은 통장 한 번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 중증 지적 장애인 : (통장 보여달라고) 몇 번 요구했는데 거기서 안 보여주더라고요. 그냥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그 말만 하고….]
30년이 지났지만 맡겨둔 통장에 남은 돈은 고작 9만2천 원.
축사 주인 부부는 피해자에게 지급된 정부지원금을 모두 가져갔는데, 확인된 것만 9천만 원이 넘습니다.
참다못한 가족들이 찾아갔는데, 피해자가 머물던 숙소에는 쌀 조금과 2018년에 유통기한이 끝난 간편식 정도만 남아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제 뒤로 보이는 축사에서 30년간 일했습니다.
컨테이너 집에서 지냈는데, 먹을 건 보통 밥과 김치뿐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시간 속에 열여섯 중학생이던 피해자는 어느덧 마흔 중반 중년이 돼버렸습니다.
반론을 듣기 위해 축사 주인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축사 주인은 착취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 측은 경찰에 축사 주인을 고소하는 한편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낼 예정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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