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직으로 2년 넘게 일한 노동자는 사업주가 직접 고용해야 하는데요.
원칙적으로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해야지, 단기 기간제 고용은 안 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단기 계약으로 사실상 꼼수 해고를 해온 사업장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입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최 모 씨는 용역업체에서 TJB대전방송에 파견돼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MD였습니다.
파견직 4년 뒤 방송사가 직접 고용한 계약직으로 2년을 더 일하고 계약이 끝났습니다.
최 씨는 정당한 사유 없는 해고라며 소송을 냈고, 1심은 최 씨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계약 종료가 타당하다며 사측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5년여 만에 대법원이 내린 결론은 원심 파기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파견법상 직접 고용 법리를 오해했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는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맺는 게 원칙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기간제 계약은 직접 고용 의무를 완전히 이행한 거라 보기 어려워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행 파견법을 보면 파견노동자를 2년 이상 사용할 경우 사업주가 직접 고용 의무를 집니다.
하지만 직접 고용을 정규직으로 해야 하는지 기간제로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진 않습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 없이 기간제 계약을 맺으면 위법하다는 걸 처음 명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비슷한 노사 분쟁을 겪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당사자가 반대하거나, 비슷한 업무를 하는 다른 노동자가 기간제라 애초에 정규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는 예외라고 봤는데, 이를 증명할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YTN 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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