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모종도 핵산검사?…중국 '보여주기식' 방역 경쟁

2022-01-24 7

마늘 모종도 핵산검사?…중국 '보여주기식' 방역 경쟁

[앵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서일까요.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방역 강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방역 기준을 높이고 있는데,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입니다.

[기자]

방역 요원이 무릎까지 자란 마늘 잎에 대고 면봉을 문지르고 있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가 우리 마을의 마을 싹에서 핵산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마을 대표가 이들을 데려왔는데, 추운 날씨도 수고로움도 주저하질 않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최근까지 마을이 봉쇄됐던 이 지역 농산품에 대해, 지방정부가 안전성을 입증하겠다며 내린 조치입니다.

SNS에서는 농약대신 코로나 백신을 줘야 한다며 조롱섞인 댓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예고도 없이 주거지가 봉쇄되는 일도 빈번한데,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오는 딸을 마중 나갔던 엄마는 눈 위에서 밤을 지새기도 했습니다.

"고위험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집에 들어가는 것을 불허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밤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바람 속에 서 있어야 했습니다."

허난성에서는 춘제기간 사전 보고 없이 귀향할 경우 '악의적인 귀향'으로 규정해 구금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지방 정부의 과도한 방역 조치를 두고는 중국 방역당국 조차 비판할 정도입니다.
"각 지역에서 방제조치를 정밀하게 실행해야 합니다. 단순하고 획일적으로 방역 정책을 적용하거나, 중복 적용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귀향을 막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자녀의 학교 입학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당근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춘제를 앞두고 중국 각지에서 코로나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 같은 방역 정책에 대해 '보여주기식'이란 비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국제우편을 통한 오미크론 유입을 의심하고 있는 베이징시 당국은 최근 국제우편물을 받았을 경우 야외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라는 지침도 발표했습니다.

또 약국에서 해열제 등 감기약을 구입한 사람은 72시간 이내에 핵산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마늘모종 #핵산검사 #중국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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