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앞둔 이란 다시 긴장감…"성스러운 저항 계속"
[앵커]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 재개를 앞두고 중동 지역 해상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대규모 반미 집회가 열렸습니다.
40여년 전 초유의 점거 사태가 일어났던 옛 미국대사관 자리에 수많은 군중이 모여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테헤란 현지에서 이승민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군중들이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칩니다.
"미국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
학생들도 반미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1979년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사건이 벌어진 곳에서 열린 반미 집회 현장입니다.
당국은 집회 참가자 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왕복 4차로 도로 약 250m 구간은 군중으로 가득 찼습니다.
지난 3일 현지 매체들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오만해에서 미군의 유조선 나포 시도를 무력화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어느 순간부터 테러리스트들과 원유를 훔치는 해적들을 지원했습니다. 또 미국은 우리의 기름을 빼앗으려고 왔습니다."
미군과 혁명수비대의 대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심해진 반미 감정을 반영하듯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컸습니다.
"미국과 서방은 이란에 대해서 탐욕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날은 미 대사관 점거 사건이 일어난 지 42년이 되는 날로 정부 고위 관계자와 이란 군부도 집회와 행진에 동참했습니다.
이번 집회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를 풀기로 한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열렸습니다.
이란 내 반미 감정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방과의 핵협상은 오는 29일로 예정됐습니다.
테헤란에서 연합뉴스 이승민입니다.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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