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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음식에 침 뱉은 남편...대법 "재물손괴죄 성립" / YTN

2021-10-26 2

다른 사람이 먹던 음식에 침을 뱉었다면, 어떤 죄가 성립할까요?

밥상에서 아내를 상대로 이 같은 행위를 한 남편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 역시 재물손괴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40대 남성 A 씨는 지난해 4월 집에서 함께 점심을 먹던 배우자에게 욕을 하며 앞에 놓인 반찬과 찌개에 침을 뱉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식사 중에 전화 통화를 한다는 이유였는데, 배우자의 항의에도 침 뱉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A 씨의 행동에 형법상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남이 먹던 음식을 못 먹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해쳤다는 이유였습니다.

변호사인 A 씨는 법정에서 반찬과 찌개는 배우자 소유도 아니고, 침을 뱉은 행위가 음식의 효용을 해쳤다고도 볼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두 주장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배우자가 준비해 먹던 음식이 배우자 소유가 아닐 리 없고, 남의 침이 섞인 걸 의식한 이상 효용이 손상된 것도 경험칙상 분명하다며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자기도 음식을 먹어야 했는데 못 먹었다는 A 씨의 경찰 진술도 유죄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A 씨는 항소심에선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논리를 폈습니다.

음식이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기 소유이기도 한 만큼, 타인의 재물에 성립하는 손괴죄의 대상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심 역시 재물손괴죄 대상엔 공동 소유물도 포함된다며 유죄 판결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이런 판단이 타인의 재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50만 원 벌금형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A 씨는 범행 전후 부부싸움을 하다 배우자를 폭행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지만, 상대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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