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나는 필리핀 간호사들...의료 시스템 '빨간 불' / YTN

2021-09-04 15

델타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필리핀에서는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극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간호사들마저 잇따라 병원을 떠나면서 필리핀 의료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필리핀 이지수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필리핀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최다치로 확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에 이어 지난달 중순에는 람다 변이 감염자까지 발견돼 변이 감염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변이 확산이 심각한 도시 10여 곳을 봉쇄했지만, 경제 위축을 이유로 일부 지역은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조세핀 / 세부시 보건부 : 필리핀 상황이 매우 위험합니다. 델타 변이로 많은 이가 죽어가고 있어요. 또한 (봉쇄 때문에) 많은 사람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김민우 / 필리핀 세부 : 주변에서도 코로나 감염됐다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걱정됩니다. 열이 난다고 하면 해열제, 기침한다고 하면 기침 감기약, 이 정도 수준의 처방을 받는 거로 알고 있어요.]

확진자 급증으로 병원 응급실은 환자들로 넘쳐납니다.

필리핀 보건부는 집중치료 병상이 72%, 격리병상이 64%가 사용 중이라며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지역은 이미 병상이 포화 상태에 놓여 비상인 상황입니다.

[라바타 / 마닐라 케손병원 간호사 : 필리핀 내 의료 시설들이 더는 코로나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고, 특히 델타 변이 환자들을 다룰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간호사들이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데 지쳐 있고, (우리도) 델타 변이에 걸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상 확보만큼 심각한 사안은 또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낮은 임금 속에 방역과 치료 현장을 지켜온 간호사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며 병원을 떠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마 마탕카 / 민다나오 카가얀데오로병원 간호사 : 급여나 보상금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이 간호사들의 사기를 꺾고 있습니다. 최전방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마리타 / 마닐라 케손병원 간호사 : 그동안 초과수당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식사 시간도 없어요. 근무에 대한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필리핀 사립병원협회는 지난해 민간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중략)

YTN 이지수 (doos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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