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약속에도 잔류 미국인들 "불안 넘어 배신감"
[앵커]
미 국방부는 아프간은 이제 군의 영역에서 외교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며 국무부가 후속 조치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대피 지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현지에 남아있는 미국인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미 국방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전쟁은 끝났고 우리는 외교가 주도하는 새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간 대피 작업이 더는 국방부의 영역이 아닌 국무부의 영역이라는 설명인데요.
국무부는 현지 대피를 위한 24시간 태스크포스가 여전히 가동 중이라며 대피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아프간을 빠져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과연 남아있는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들을 두고 철수를 한 것이 옳았는가를 두고는 공방이 여전한데요.
CNN은 이들이 두려움을 넘어 배신감까지 토로하고 있다면서 현지 체류 중인 미국인의 불안한 목소리를 전했는데요.
14년간 아프간에서 통역사로 일했다는 이 여성은 미 국무부의 지시에 따라 카불 공항으로 나가 출입구를 돌아다녔지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외신 인터뷰에서 군 통역사였던 아프간인도 미국의 특별이민비자를 받고 공항으로 달려갔지만, 수많은 인파 탓에 비자를 보여줄 입구까지 가지도 못했다면서 탈레반이 집에 들이닥칠까 두려움 속에 지내고 있다고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미군이 대피 종료 마지막 몇 시간 동안에는 영주권자가 아니라 미국 여권 소지자만 공항 안으로 들여보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대피를 보장한다는 거듭된 미국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불확실성 속에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은 IS에 보복을 천명한 이후 아프간에서 2차례 드론공격을 실시했죠.
미군은 철수했지만 앞으로 드론을 통한 공습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요?
[기자]
네. 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전쟁은 끝났지만 아프간 내 테러 세력을 추적하는 건 끝나지 않았다면서 또 다른 전쟁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미국에 피해를 주려는 이들, 우리와 동맹에 테러를 가하려는 이들에게 분명히 말합니다. 미국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용서치 않을 것이며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구 끝까지 추적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입니다."
아프간에서 미군은 철수했지만 테러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 공격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건데요.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 정부가 아프간에서 드론을 이용한 공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서 두 차례 감행된 드론 공습이 미군이 아프간을 떠나도 군사작전은 지속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테러 세력에 전하려는,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이슬람국가의 아프간지부, IS 호라산의 테러 공격 이후 두 차례 드론 공격으로 IS-K 고위급 인사 2명을 제거한 데 이어 폭탄을 실은 테러 세력의 차량을 명중시켰는데요.
미군이 더 이상 주둔하지 않으면서 쓸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드론 공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인 공격은 정보 습득 등 여러 면에서 한계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는 곧 민간인 사상자를 낼 가능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주둔 미군이 없는 만큼 무인 공격기가 아프간 외부에서 출격해야 하고 이는 곧 더 많은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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