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숙사 청소 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노조는 관리자의 갑질로 평소 스트레스가 많았던 데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건물을 홀로 청소하면서 과로사한 거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7일 새벽,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50대 청소노동자 이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범행이나 극단적 선택의 정황은 없었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 ; 저희는 특별하게 처리할 게 없어요. 타살이나 사건 관련이 아닌 거라서…."
평소 지병도 없던 이 씨가 사망한 이유는 과로 때문이라는 게 노조와 유가족의 주장입니다.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쓰레기까지 늘어났지만, 이 씨는 승강기가 없는 4층짜리 기숙사를 홀로 청소했다는 겁니다.
[숨진 청소노동자 동료 : 한 동씩 청소하는 거예요. 그 건물을 청소한 사람들은 다들 힘들다고 해요. 크니깐.]
층마다 쓰레기를 모아 100ℓ짜리 봉투를 매일 6, 7개씩 채워 옮겼습니다.
숨진 이 씨는 건물 1층까지 봉투를 들고 내려와 50m 넘게 떨어진 분리수거장까지 날라야 했습니다.
청소 노동자들을 더 힘들게 했다는 건 한 달 전 부임해온 관리팀장의 '갑질' 의혹.
기숙사 이름을 한문이나 영어로 적게 하고 건물 준공 연도까지 묻는 시험을 보게 해 점수가 낮으면 공개했다고 합니다.
매주 회의를 열고 정장을 차려입지 않거나 수첩 등 준비물을 빼먹으면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청소노동자 동료 : 한 분은 점수가 공개돼 동료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습니다.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팀장님과 계속 일해야 합니까?]
기숙사 측은 본인이 일하는 공간을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한 시험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사평가 반영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서울대 기숙사 관계자 : 단순히 청소하고 임금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일하는 일터가 어떤 곳인지 알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시험을 기록에 남겨서 결과를 보고받은 적도 없습니다.]
노조와 유가족은 공식 사과와 과로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습니다.
또, 산재 신청을 위해 숨진 이 씨의 평소 업무량을 추산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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