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에 비대면 업무가 폭증한 콜센터 직원 대부분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10명 가운데 무려 8명이 우울증 '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5년 차 콜센터 상담사인 박지영 씨.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래 업무인 건강보험 상담뿐 아니라 재난지원금이나 백신 접종 민원 접수까지 함께 맡았습니다.
업무량이 폭증해 고객 대기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심한 욕설을 쏟아내는 항의 전화를 받을 때면 진이 다 빠져버립니다.
[박지영(가명) / 건보공단 고객센터 콜센터 직원 : 고객한테 30분을 시달렸어요. 안 끊고 전화를 30분이 정말 큰 시간이거든요. 남 앞에서 우는 걸 그렇게 싫어하는데, 그날 끊고 나서 다음 걸 받겠다고 할 수가 없었어요.]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지난달에는 자궁 출혈 증상으로 수술까지 받았는데,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병가를 내지 못하고 연차를 소진해야 했습니다.
겨우 일주일 쉬고 복귀하고 나자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박지영(가명) / 건보공단 고객센터 콜센터 직원 : 퇴근하려고 횡단보도 앞에 딱 섰는데 눈물이 그냥 주르륵 타고 내려오는 거에요. 그리고 나서는 그 날 잠들 때까지 지인들에게 전화하고….]
콜센터 직원 5년 차인 이한솔 씨도 비대면 상담이 폭증하면서 하루에 5분도 쉬지 못하는 날이 허다합니다.
올해 초엔 어렵게 가진 아이를 유산하기도 했습니다.
[이한솔(가명) / 공공기관 콜센터 직원 :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고 해도 임신 상태에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다가 올해 1월에 유산을 하게 됐습니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마음의 병을 얻는 콜센터 직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공공운수노조가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직원 가운데 35%는 하루에 10분도 쉬지 못한다고 응답했고,
85% 이상이 욕설을, 22%는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10명 가운데 8명은 정밀 검사가 필요한 우울증 '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노조는 직원들에 대한 정신건강 관리가 시급하다며 사측이 전문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심명숙 / 다산콜센터지부 지부장 : 우리 업무는 꼭 필요한 업무인데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보니 상담사들에...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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